창조에 대한 얘기를 더 해보려고 한다.
시간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시작하시는 순간에 시간도 시작되었다.
하여 시간도 피조물이다. 
피조물인 이 시간도 무로부터 창조된 것이다.
따라서 시간은 필연적으로 불안정한 속성을 품고 있다. 
없는 것 같으나 있고 있는 것 같으나 없다.
조금만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개처럼 분산되어 사라져버린다. 
이 시간 속에 사는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거스틴은 그의 고백록 13장에서 시간에 관해 잘 설명하였다.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제를 가지고 존재하는데,
참으로 존재하는 것은 현재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과거가 있다면 과거지사의 현재(praesentia de praeteritis),
현재는 현재지사의 현재(praesentia de praesentibus), 
미래가 있다면 미래지사의 현재(praesentia de futuris)로 
존재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해서 과거는 기억(memoria)으로, 
미래는 기대(expectatio)로 파악될 뿐이다. 
따라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현재뿐이다. 
우리가 살아낼 수 있는 시간은 현재뿐이다.
그래서 지금이 중요하고, 지금 여기서 만나는 그 사람, 
그 일이 중요한 것이다. 
문제는 이 현재마저도 찰나적이라는 것이다.
미래가 현재가 되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는 오직 직관(contuitus)으로만 파악될 뿐이다. 
“현재 너 마저!” 

그러니 시간이라는 것은 있는 것 같으나 없고
없는 것 같으나 있는 참으로 미묘한 존재가 아닌가! 

그 누가 이토록 허무하게 흩어져 버리는 시간을 
건져내어 살아 낼 수 있을 것인가? 
유일한 길은 영원한 현재이신 하나님과 잇대어 사는 것이다. 
항상 현재이신 하나님만이 
우리를 현재로 살게 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주님, 저로 하여금 주님께 붙어살아 
세월을 건지는 지혜로운 인생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