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년 10월 31일에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이고 종교개혁을 시작하기 전에 프랑스에서도 이미 종교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운동의 중심이 되었던 곳이 바로 센 강 남쪽에 있는 생제르맹데 프레 수도원이다. 이 수도원은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종탑(11세기)을 가지고 있으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과 프레스코화로 장식된 고풍스러움과 역사와 예술을 지니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 데카르트의 묘, 피카소가 아폴리네르를 예찬하며 기증했다는 석상 등은 볼만한 것들이다.
개신교도들에게 이곳은 프랑스 종교개혁의 중심이 되었던 인물들이 이 곳에서 활동했다는 의미가 있다. 1507년부터 이 수도원의 수도사였던 Guillaume Briconnet는 가톨릭 교회내의 온건한 개혁을 희망하면서 휴머니즘과 고대의 사상들과 성경의 정신 안에서 자유로운 연구를 시작했고, 당대 최고의 신학자이며 석학이었던 프랑스 휴머니스트 Jacque Lefevre d’Etaples도 이곳에 머물면서 제자들을 양성했고, 더 나아가 기존의 것들과 다른 버전으로 시편과 바울 서신들의 주석서를 출판했다. 그의 제자들로는 Guillaume Bude(College de France의 창립자), Gerard Roussel, Michel d’Arande((프랑소와 1세의 누이 Marguerite l’Angouleme의 측근), Jean Du Bellay(차기 파리 주교), 그리고 Guillaume Farel(깔뱅의 개혁 동역자) 등이다.
Guillaume Briconnet는 1518년에 파리 북쪽에 있는 Meaux 지방의 주교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모우 그룹>을 만들고 본격적인 종교개혁의 길로 들어 서게 된다. 이렇게 프랑스의 종교개혁은 독일과 동시대에 진행되었으며, 프랑스 개신교를 상징하는 위그노(Huguenot)가 탄생하는 길을 닦기 시작한 것이다.
이 수도원 앞에는 19세기와 20세기 초에 당대 최고의 지성인들과 예술 가들이 즐겨 찾았다고 하는 Cafe de Flore, Cafe les deux Morgots 등이 있으니 거기서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 시켜 마시면서 이 수도원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는 것도 파리를 잘 즐기는 멋이 아닐까?
주소 / 3 Place Saint-Germain des Prés, 75006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