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를 다녀보면 아직 분위기가 삼엄하다. 테러의 가능성이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아름다운 파리가 이토록 위험한 곳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연말 대목을 노리는 상가들은 울상이고 여행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프랑스 경제가 걱정스럽다. 세계에 크고 작은 전쟁들이 계속되고 있다. 큰 기대로 시작한 21세기가 점점 수렁으로 빠지는 것 같다.
사실 그리스도인의 인생은 항상 위험한 영적전쟁터이다. 다만 그것을 모르고 살아 왔을 뿐이다. 우리 마음이 늘 전쟁터이다. 그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싶은 거룩한 마음과 육신의 욕망이 부딪힌다. 거듭나서 30년이 지나 도록 사역자의 길을 걸어 왔지만 지금도 나 자신과 싸우는 것은 여전히 힘겨운 일이다. 또한 세상풍조와 싸워야 한다. 세상은 이미 하나님을 거역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했고, 지금은 교회까지 세상의 풍조를 받아들이고 때로는 앞장서서 세상을 지지하고 나선다. 그런 교회들은 결국에 영적인 힘을 잃고 무너지고 있다. 마귀와의 싸움은 더 치열하다. 마귀는 때로는 우는 사자처럼 달려들고 때로는 광명의 천사처럼 다가온다. 각종 질병과 온갖 불행한 일들을 만들어내고 조직과 개인을 움직여서 미워하고 갈등하게 하고 테러와 전쟁을 조장한다.
원수 마귀가 있는 한 영적전쟁은 불가피하다. 모른다고 부인한다고 피한 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마귀에게 문을 열어 주는 일이 될 뿐이다. 영적전쟁은 불가피하다. 피할 수 없는 전쟁이라면 싸워야 한다. 이겨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이미 십자가에서 승리하셨으니 이미 이긴 싸움이지만 그 싸움도 치열하다.
앞으로 다가 올 2016년은 영적전쟁이 치열한 해가 될 것 같다. 그 동안 안일했던 나 자신부터 추스르고 말씀의 검을 준비하고 성령의 능력으로 무장하고 기도로 깨어 일어나야겠다. 우리 교회와 사랑하는 성도들이 모두 영적으로 깨어 일어나 영적전쟁에서 승리하는 한해가 되기를 지금부터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