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군대생활에 대한 꿈을 꾼다. 며칠 전에는 내가 근무했던 11 공수 특전여단을 찾아가 위문하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선임하사였던 류금철 상사를 찾았으나 그는 이미 제대하고 없었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꿈을 깬 후에 급히 인터넷을 열어 그의 이름을 넣어 사진이나 정보가 있는지 알아보았으나 그의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 그는 60대 후반이니 당연한 일이다.
류금철 선임하사님은 태권도 고수에다가 탁월한 싸움꾼이어서 우리 부대가 새로 만들어질 때 창립맴버로 파견된 분이다. 소문에 의하면 전에 근무하던 여단에서 말썽꾼이어서 우리 부대 창설을 이유로 보냈다고도 했다. 내가 근무할 당시에도 그의 악명 높은 소문을 들었거나 이미 얻어맞은 경험이 있는 부대원들은 멀찍이 피해서 다니곤 했다.
그러던 그가 예수를 믿고 집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옛 사람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태였다. 내 선임자 한 사람은 그에게 맞아서 이가 부러졌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그 아래서 2년간 군대생활을 하게 하셨다. 초반에는 적응해 나가는데 쉽지 않았다. 그에게 호된 기압은 자주 받았지만 다행히 얻어맞은 일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서로 마음이 통했다. 행동과 겉모양이 아닌 마음의 진심을 서로 읽은 것이다.
결국 그는 나를 지켜주는 보호자가 되었다.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겨울에 내가 관리하던 기름 탱크에서 겨울에 사용해야 할 경유가 다 흘러나가는 사고 발생했다. 부대영창에 가야할 상황이 되었는데 그가 나서서 막아 주었다. 그 일로 우리는 더 친해졌고 그의 가족들도 나에게 극진하게 대해 주었으며 제대 할 때는 우리 부모님께 드릴 선물까지 한 아름 준비해 주었다.
제대 후에 서울에서 한번 만난 적은 있으나 당시 나는 가난한 신학생이서 제대로 대접도 못하고 헤어지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자주 그를 만나기 위해서 부대를 찾아가고 부대 아파트를 찾아가는 꿈을 꾸곤 한다. 받은 은혜를 갚지 못한 마음의 빚이 내 잠재의식 속에 있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선임하사 류금철 집사님을 만나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