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소식이 우울하다. 북한은 핵폭탄, 수소폭탄을 만들어대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지만 우리 정부는 속 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미국과 중국과 일본에 질질 끌려 다닌다. 나라가 이런 지경인데 정치계는 뚜렷한 정치적 이념도 없는 정당을 빵가게 개업하듯이 마구 만들어내고 의원들은 도대체 생각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없는 사람들처럼 알량한 자리를 탐하며 권력의 냄새를 따라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배신과 협잡이 난무하다. 나라가 구한말의 상황과 같다. 뭐하나 제대로 정리된 것이 없다. 친일 식민주의자들은 반공이라는 이념에 숨어 기생하고 종북주의자들은 민주 민족의 옷 속에 몸을 숨기고 활동하고 지식인들은 역사를 왜곡하거나 이를 방관하고 지친 국민들은 이제 큰 기대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더 심각한 것은 패륜이 난무하다는 것이다. 자식이 부모를 찔러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때려죽이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을 장식한다. 이제 어지간한 내용으로는 뉴스거리도 못된다. 그 가운데는 목사이면서 교수인 자도 있다. 죽은 자식을 옆에 두고 1년을 태연하게 지냈다기에 싸이코패스려니 했는데 정상인이라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가장 맑고 신성해야 할 교회의 목사. 신학교 교수가 여기까지 왔으니 말세중의 말세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되는 축복을 입은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까지 된 것인가? 외면의 성공과 풍요를 추구하다가 내면세계를 잃어버린 것이다.
나를 돌아본다. 조국의 모습이 내 모습이다. 뜨겁게 헌신하던 처음 열정과 사랑을 잃어 버렸다. 주님을 위해서 불 가운데라도 들어가겠다며 사역자의 길에 뛰어 들었는데 나는 어느새 몸도 사리고 때로는 노후 걱정까지 하는 속물이 되어 가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며 감동되어 눈물로 헌신을 고백했고 물불가리지 않고 뛰었는데 지금은 왠지 타성에 젖은 게으르고 악한 종으로 변해가는 나를 본다. 부끄럽다.
나부터 참회하는 마음으로 다시 무너져가는 나의 속사람을 복음과 성령으로 새롭게 해야겠다. 그리고 하루를 살더라도 주님의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살도록 자기관리를 신경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