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를 다녀오며 로마의 길을 보았다. 하나는 사람과 마차가 다니는 지상도로이고, 다른 하나는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수도교이다.


     우선, 로마는 지상도로를 만들었다. 제일 먼저 만들어진 것이 압비아 가도(Via Appia)이다. 이 길은 로마의 감찰관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카이쿠스가 만들고 군사용 도로로 사용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의 근거이기도 하다. 2300년 전에 만들어진 이 길을 통해서 개선장군들이 입성했고 사도 바울이 복음을 들고 들어왔고 이 길에서 힘든 로마를 떠나려던 베드로가 주님을 만나 그 발길을 돌려 순교자의 길을 갔고 오늘날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통해서 로마로 들어오고 나도 그 길을 걸어 보았다. 로마는 자신들의 피정복지에 총길이가 8만km나 되는 길을 만들었다. 이 길을 통해서 자신들이 정복하고 다스리는 지역과 소통했다. 카르타고 하니발장군의 무자비한 공격과 공작에도 불구하고 로마가 동맹국들과의 결속을 유지하고 결국 포에니 전쟁에 승리하게 된 것도 이 길을 통해서 동맹국들과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길을 통해서 소통하는 것이 로마의 힘이었던 것이다.


     또, 로마는 수도교를 만들었다. 이 수도교도 압비아 가도와 함께 건설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로마에 남아 있는 수도교는 주후 52년에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완성한 클라우디아 수도교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지역마다 이것을 건 설하였다. 스페인 세고비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지역의 명물도 로마가 만든 수도교였다. 로마제국의 수도교는 보통 16km에서 90km에 달했고 당시 로마 시에 사는 각 가정에 공급되는 물이 매일 2톤에 달했다고 한다. 로마 시민들은 이런 생수의 공급을 통해서 건강하고 청결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로마는 생수를 시민들에게 공급함으로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생수의 공급이 로마의 생명이었다.

  

     나는 로마의 길을 보고 인생과 목회의 길을 보았다. 그 길은 소통과 공급의 길이다. 하나님과 소통하고 성도들과 소통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의 생수를 공급 받아 성도들과 세상에 그 생수를 공급하는 영적 수도교가 되는 것이다.


     주님, 소통과 공급의 도구로 변화시켜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