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일 영성수련을 은혜 가운데 마치고 아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우리 교회 단기 선교 팀에 합류했다. 계속되는 일정에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즐겁고 행복하다. 부족한 것뿐인데 주님이 사용하여 주시니 감사하다.
아비장에서 여럿이서 나를 맞아 주었다.
첫째는 작열하는 태양과 무더운 기온이 나를 기다렸다. 아비장은 이상기온 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운 날씨라고 한다. 내가 도착했을 때 이미 우리 단기 선교사들이 더위를 먹고 고생하고 있었다. 현지에 사는 분들도 힘들어 하는 기온을 이기며 하루 종일 사역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들어 누었다가도 벌떡 일어나 사역의 현장으로 가는 우리 청년들이 대견하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둘째는 아비장 한인교회 백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장로님들과 교인들 이었다. 2년 만에 만났지만 매일 만났던 사람들처럼 정겹다. 더위를 이기고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으려면 잘 쉬고 잘 먹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최고의 식탁을 끊임없이 준비해 주시는 백 목사님과 사모님의 사랑과 섬김으로 우리는 지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2년 전에 우리 선교사들이 아비장에서 잘 먹은 이야기만 해서 혹자는 선교사들이 사역은 안하고 먹다가 온 것처럼 오해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을 만큼 아비장 한인교회의 섬김이 특별했다. 어떤 선교지에서는 단기선교사들을 고생시켜야 한다고 뺑뺑이를 돌리기도 하는데 여기는 다르다.
셋째는 아비장 교회의 복 집사이다. 복 집사는 이 교회를 지키는 개다. 오랜 세월 충직하게 교회를 지켜서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그에게 집사의 직분을 수여했다. 복 집사는 교인과 침입자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대한다. 복 집사는 백 목사님이 외부 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밥을 먹지 않고 기다린다. 복 집사는 모 암캐를 사랑했는데 그 개가 죽자 하루 종일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며 지켰고 그 이후로 다른 어떤 암캐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참으로 놀라운 개다.
이제 연로하여 잘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다. 내년에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나는 복 집사를 어루만지며 “너는 비록 미물이지만 복된 존재로 살았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도 알아듣는 듯 나를 조용히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