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염광 선교대회는 “교회 밖으로 세상 속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것은 J.D. 그리어가 지은 “담장을 넘는 크리스천”이라는 책의 소주제이기도 하다. 지난 1년 동안 교회의 리더십들과 선교사들이 이 책을 탐독하고 그룹별 세미나와 토론을 통해서 연구하고 배우는 시간을 보내다가 이번에 모여서 집중적으로 나누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 실천해야 할 사항들을 정하는 일까지 진행했다. 6천명이 모이는 전통적인 교회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이 시대에 맞는 옷을 바꿔 입는 과정이다. 그야말로 진정한 선교적 교회 (Missional Church)가 되려는 몸부림이다.


     선교가 교회의 프로그램이나 하나의 사역이 아니라 선교가 교회의 DNA 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교회와 성도들이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 거기서부터 선교적 삶을 살아내려는 패러다임 쉬프트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시니어 장로 님들은 이 일에 절감하고 적극적이나 오히려 주니어 장로님들 가운데 거부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젊다고 열린 삶을 사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추락을 멈추게 하는 길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교회 담장 안에 숨어서 지내던 삶을 벗어나 복음을 들고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만 교인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교인이 되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가 선교적 교회가 되고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보았다. 기울어져 물속으로 침몰하는 타이타닉을 보면서 “이제는 끝났다”고 절망의 탄식만 쏟아내는 이들이나 일시적으로 높이 솟아오르는 뱃머리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쏠림 현상과 같이 수평이동으로 모여든 교인들을 보면서 “끝나기는......아직 우리는 이렇게 잘 되고 있는데......”라고 외치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하지만 현실을 바로 보고 그것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에는 희망이 있다.


     나는 대회를 마치면서 파리를 생각한다. 우리는 잘 가고 있는 것인가? 우리 교회는 계속 부흥하고 있다고 기뻐만 할 것인가? 교회 진정한 부흥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