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9월 27일 믈랭 수양관에서 개척예배를 드렸다. 성인 10명 어린이 4명이 함께 했고, 나는 창세기 12장으로 아브라함처럼 복의 근원이 되어 온세상에 하나님의 생명을 나누고 만물을 회복시키는 복된 교회가 되자고 설교했다. 예배를 마친 우리는 그 근처에 있는 밤나무 밭에 가서 밤을 줍고 산책하며 퐁텐블루 숲의 정취를 만끽했다.

   그리고 다음 주에 MPE에서 공식적인 첫 예배를 드렸다. 이곳은 내가1년간 주일 아침마다 가서 그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섬기던 곳이며, 프랑스 개신교회가 노동자들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운영하는 기독교 빈민 구제기관이다.

   교회를 개척하기로 하고 담당 목사님을 찾아 갔을 때 선뜻 허락해 주셨다. 후일에 들은 이야기로는 내부의 여러 회의 절차에서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자신이 결정한 것이니 빌려 주자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마워서 그달부터 지금까지 그곳을 선교지로 정하고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그의 후임으로 온 슐람베르제와도 인연이 있는데 결국 그가 프랑스 개혁교회 총회장이 되고 한불 선교협력을 주도하게 된다. 지금도 그는 우리의 친구가 되어 매년 함께 만나 식사하며 계획하고 우정을 나누고 있다.

   예배를 준비하면서 한 주간 내내 매일 몇 시간씩 기도했다. “은혜를 부어 주소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게 하소서. 예배에 사람들을 보내 주소서.” 앞자리에 앉아서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성도들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 때문에….그러나 첫날부터 넘치도록 채워주시기 시작했다. 

   우리의 예배 처소는 4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사무실이었고 예배 시설이 없어서 책상을 앞에 두고 합판으로 작은 강대를 만들어 올려놓고 와이셔츠 상자로 헌금함을 만들었다. 시작은 참으로 작고 초라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이 가득한 시간, 눈물과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