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구 프랑스 천주교회 예배처소는 한 달 만에 가득 찼다. 50명 들어가는
공간에 70명이 넘었고 어떤 분들은 일어서서 예배를 드렸다. 1개월만 허락
받았기 때문에 더 연장을 받으려고 주임 신부님을 만났는데 그가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당신들 예배에는 구원이 없으니 천주교회로
개종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나는 더 이상 그곳에 미련을 두지 않기로 하고
다시 예배당 찾아 삼만 리를 시작했다. 김마리 집사님은 다시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교회들에게 편지와 전화로 연락했다. 하지만 응답이 없거나 안 된다는
답장뿐이었다. 앞이 캄캄해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와 교우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도뿐이었다. 다시 신부님을 만나 사정사정하여 1달을 더 연장
받아 놓고 계속 예배당을 찾았다.
그때 개선문 근처 16구에 있는 영국 성공회 교회에서 연락이 왔다. 지체
없이 찾아가서 주임 신부님을 만났는데 한 달에 3주는 예배가 가능하지만
매월 첫째 주일은 안 된다고 했다. 마다가스카르 교회가 그 주일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첫째 주일은 오후 5부터 사용하는 조건으로 당장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협상을 마치고 나오면서 얼마나 감사하고 기쁘고 즐거웠
는지 찬양과 기도와 춤이 저절로 흘러 나왔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들이 우리를 받아들이게 된 것은 갑자기 교회
경제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절묘한 타임에 자로
잰 듯이 역사하신 것이다.
그 영국교회는 매우 까다로웠다. 자신들은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서 우리가
시간을 조금만이라도 지체하면 즉시 항의했고 찬양도 마음껏 부를 수 없게
했고 기물에 작은 마모만 있어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겨울에는 난방도 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서 200명의 출석을 넘어서는
큰 부흥을 경험했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보조의자를 놓았고 예배당 입구
계단에 앉아서 예배드리는 이들도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