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꼭 가고 싶은 예배당이 있었다. 교회를 개척하기 전에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 교회였는데 언젠가는 그 예배당에 들어가 목회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주셨다. 영국성공회 교회가 우리 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 단계가 되면서 우리는 다시 예배당을 찾아 나섰다. 이번에는 다른 예배당이 아닌 바로 그 예배당을 생각하고 기도하고 조용히 방문하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소망했다. “주님 이 예배당에 들어가서 예배드리고 한불 선교협력도 시도하게 해 주시옵소서” 그곳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프랑스 개혁교회 St Esprit 예배당이다.
이 교회는 그 누구에게도 예배당을 빌려 줄 마음이 없었다. 게다가 예배당 관리인의 입장이 완고했다. 우리가 들어가면 자신의 일이 늘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들어온 이후에 그의 일이 늘어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청소를 비롯한 모든 일을 우리 성도들이 다 감당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많은 교회들이 이 사람의 벽을 넘지 못해서 이곳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가 들어온 다음에도 이 사람은 우리에게 인사를 하는 일은 없고 사사건건 방해하고 프랑스 교회와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이 사람 때문에 주일 오후에 이 예배당이 비어 있었고 그 덕에 우리가 들어 올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애물 속에 기회도 공존한 것이다.
나는 다시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주님, 저 여인의 마음을 바꾸어 주시옵소서!”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완고하여 우리 교회의 아픈 가시가 되었다. 그러던 중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다른 길을 열어주셨다. 프랑스 교계 중진 목사님들을 나에게 붙여 주셨고 그들이 이 교회에 직접 연락하여 우리를 받아들이도록 하신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은 후일에 한불 선교협정을 위한 단초가 되었고 선교협정을 통해서 불어권 선교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참으로 신비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