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선교협정으로 가는 길은 험하고 험했다. 이것을 반대하고 방해하는 자가 우리 안에도 있었다. 내가 속한 한국교단은 협력선교가 선교의 기본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담당하는 주무부서인 총회 기획국의 책임자가 한불선교협정이 불필요하고 불가하다는 입장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리용 지방총회에서는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교계저널에 성명서를 내었고 결국 프랑스 총회도 이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양국의 두 실무자들의 입장이 모든 것을 막고 있었다. 한국 책임자가 프랑스 측에 보낸 이 메일이 내 손에 들어왔다. 내용인 즉 “한불선교협정이 필요하지 않으며 단순한 친교로도 충분하며 프랑스 교회와 한국교회의 교세가 차이가 많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었다. 이 편지가 프랑스 총회 총대들에게 회람되었고 프랑스 교회는 이 오만한 메시지에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선교협정은 다시 큰 위기를 만난 것이다.
우리는 깔뱅 탄생 500주년 행사에 협력했고 다양한 자리를 만들어서 프랑스 교회의 마음을 열려고 애를 썼다. 동시에 한국교회를 방문해서 21세기 유럽과 불어권 아프리카와 북아프리카 이슬람 선교를 위해서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총회 실무자를 빼고는 대부분 공감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장신대 김중은 총장님은 그 자리에서 당장에 총회 실무책임자에게 전화를 해서 꼭 이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지만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다른 길을 여셨다. 교단의 사무총장님이 이 일에 적극 나선 것이다. 결국 총회 기획국 책임자를 재끼고 한불대표들의 만남이 성사 되었다.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우리 총회에 프랑스 쪽에서 프랑소와 끌라베홀리 목사님이 프랑스 교회 총회장 특사가 되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전 현직 총회장님들과 사무총장과 새문안 교회 이수영, 서울 교회 이종윤, 경주제일 교회 정영택 목사님이 참석해서 이 일을 논의했고 이듬해 프랑스 오를레앙 총회에 김정서 총회장이 참석하여 1차 선교협정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