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을 넘어서면서 교회 안팎으로 해야 할 일들과 불가피하게 짊어져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번 맡은 일을 그만 두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몸은 하나이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 불가피하게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들만 감당해야 일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부터 나는 선택. 집중. 몰입이라는 세 단어를 많이 생각한다. 우선은, 선택과 집중이다. 성경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 기도하며 성령님과 친밀한 관계를 일구는 일, 성도들을 돌보고 만나는 일들이다. 건강관리다. 가능한 한 많이 걷고 움직이려고 한다. 그리고 공부하는 것이다. 목회자는 평생 공부해야 한다. 나는 어린 시절에 방황하느라고 인문학적인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것이 늘 아쉽다. 앞으로 10년은 이 부분을 공부하고 정리하면서 인문학을 통한 예수 변증의 전문성을 키워 보려고 한다. 60. 70을 넘어서면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이 일을 위해서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가능 한 한 하나씩 정리해 나갈 생각이다.
다음은 몰입이다. 몰입은 시간을 가장 창조적으로 사용하는데 요긴하다. 기도에 몰입할 때 기도의 깊은 세계를 경험한다. 설교 준비도 몰입이다. 나는 설교준비를 하다가 몰입의 능력을 체험하곤 한다. 그때는 시간을 잊는다. 어떤 경우에는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진행이 안 되다가 한 순간에 몇 시간 분량의 설교를 써 내려 갈 때가 많다. 그때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민감하게 되고 언젠가 읽고 경험했던 것들이 떠오르며 성령님이 부어 주시는 아이디어들이 누에고치에서 실이 나오듯이 흘러나온다. 공부도 사역도 몰입이다. 그 일에만 하루고 이틀이고 집중하고 생각하다보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주여! 부족한 종에게 선택. 집중. 몰입의 능력을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