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 어느 날, 수술을 마치고 퇴원해서 집에 쉬고 있는 중에 프랑스 교회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왔다. 프랑스 교회에 새로 부임한 베아트리스 목사와 그의 입장에 동의한 프랑스 교회 임원들이 보낸 편지였다. 내용은 그동안 양 교회가 쌓아 올린 우정을 깨버리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었다. 주일 예배와 수요 예배 외에는 교회 사용을 거의 전면 금지한다는 것이다. 주일 예배도 3시에 들어와서 6시에 나가도록 하고 사용료는 배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목회 활동과 예배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가슴이 조이고 흥분하니 피가 수술부위로 흘러나왔다. 어떻게 이런 일이! 저사람들이 어찌 이럴 수가! 우리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게 되었다.


   프랑스 교회 관계자들을 만나 사정하고 설득했으나 그들은 신임목사가 입장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며 안면 몰수했다. 우리가 그동안 함께 동역 하고 함께 먹고 함께 나눈 기억들이 생생한데 그들은 냉정하기만 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 때 일을 생각하니 심장에 피가 끓고 마음은 씁쓸해진다.


   프랑스 개신교 연맹 회장 프랑스와 끌라베홀리 목사님과 교단 여러 책임자들이 베아트리스에게 그러지 말라고 조언하고 건의했지만 그녀는 무슨 작심을 한 사람처럼 우리에게 고집을 부리고 더욱 우리를 힘들게 만들어갔다.


   나는 교회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프랑스 임원들의 돌변에 상한 마음을 가누질 못했다. “예배당도 안식하는 시간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우리의 예배당 사용을 제한한다.”는 그 목사의 궤변을 생각하면서 개그 콘서트를 보는 듯했다. 그게 목사가 할 수 있는 소리인가? 멀쩡하게 사용하던 시간을 없애고 예배당을 쉬게 하려고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하다니!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 이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일반인에게 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는 눈물로 기도했다. 하나님께 우리의 아프고 속상한 마음을 토해내며 기도했다.


   주님께서 세우신 주님의 교회이오니 도와주옵소서! 이 땅이 다 주님의 것인데 우리가 발붙일 곳이 이렇게도 없나이다. 긍휼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