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가 하는 일은 돌 안에 들어 있는 형상을 해방하는 것뿐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태리의 탁월한 조각가였던 미켈란젤로가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그저 커다랗기만 한 돌 덩어리가 그 앞에 놓이고 그의 손에 든 징과 망치가 이리 저리 돌아가면서 그 돌에 부딪히고 나면 놀라운 형상들이나타나게 된다. 그의 진정한 능력은 돌을 떼어내고 쪼아내는 기술이 아니라 그 돌덩이 안에 들어 있는 형상을 보는 능력이다. 그 능력을 가지고 작업을 하면 예술가지만 그것이 없이 작업을 하면 기술자일 뿐이다.


   교육을 하는 선생은 돌덩이처럼 자기 앞에 서 있는 제자들 속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미래의 모습을 보고 그 형상이 들어날 때까지 군더더기를 떼어내고 다듬어 주는 인생의 조각가이다. 


   목회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성도들의 내면에 들어 있는 아름답고 거룩한 하나님의 형상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지금이 보이는 그 모습이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는 거룩하고 신비로운 하나님의 형상을 들어야 보면서 그 형상이 선명하게 들어날 때까지 눈물로 기도하면서 말씀으로 양육하고 훈련하는 영적 조각가이기 때문이다.


   그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내 목회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도의 내면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보고 이리 저리 춤추듯이 움직이면서 그 형상을 드러내는 도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가도 아직 보는 눈이 어둡고 목회 솜씨도 미숙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성도들이 고생하게 되니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간절히 기도드린다. 주님, 저의 어두운 눈을 밝혀 교우들 안에 있는 주님의 형상을 보고 그것을 드러내는 목회의 지혜와 능력을 부어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