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한국을 방문해서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 묵을 때의 일이다. 그때도 최 교수님에게 연락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저녁 10시쯤 옆방을 지나 내 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그 옆방의 문이 열리면서 거기서 나오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어쩌란 말인가? 바로 그 최 교수님 이었다. 그는 책을 쓰기 위해서 몇 주 동안 그곳에 방을 잡아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바로 내 옆방에. 그는 반가워하면서 내 방으로 들어와서 2시간 동안 일방적 대화의 꽃을 피웠다. 그는 화란에서 공부한 개혁신학자이면서 스트라스부르그의 종교개혁자 마틴 부처의 전문가이다. 그리고 많은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하다.
    최 교수님은 내 머리와 가슴에 못이 박히도록 두 가지를 말씀하셨다. 
“성 목사님, 프랑스 선교를 담아낼 건물을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선교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책을 쓰십시오. 그래야 다음 세대가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선교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서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하나님의 은혜와 메시지는 이렇게 뜻밖의 만남을 통해서도 오는 법이다. 
    하지만 선교센터를 건축하고 책을 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선교센터를 건축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프랑스 교단을 통해서 우이선교센터와 오르쥬 선교센터를 허락해 주셨다. 영구적인 우리의 소유는 아니지만 그래도 꿈 같은 일이 이루어졌고 이것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선교센터를 확보할 사인이라고 본다. 책을 쓰고 출판한다는 것도 나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자신도 없었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도 모르기 때문이다. 장로교출판사 사장으로부터 프랑스 개신교도들인 위그노의 유적과 관련된 책을 쓰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자료만 모으고 몇 년째 완료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최 교수님은 나를 만날 때마다 묻는다. “책은 쓰셨나요?”나의 게으름과 무능함이 느껴져서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것이 내게는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그런데 금년 한국 방문을 통해서 책을 출판하는 일이 진행되었다. “본질을 붙들면 후회가 없다”는 제목으로 국민북스 출판사에서 책이 출판된다. 4월 이후에는 최 교수님을 떳떳하게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감사해야겠다.(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