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땅에 울려퍼지는 찬양의 메아리


    이 건물을 건축한 이래 매 주일 이토록 아름다운 찬양이 울려 퍼진 적이 있었을까? 오스만 남작은 언젠가 이 예배당에 이런 순간이 오리라고 생각했을까? 예배당을 가득 채운 성도들, 예배당을 휘감고 울려 퍼지는 찬양, 파리 중심가에 이런 기적이 일어나리 라고 그는 생각했을까?


    기드온 찬양대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개선문 근처에 있는 영국 성공회 예배당을 빌려 사용할 때였다. 4명의 대원이 주일 찬양을 준비하고 연습했는데 주일이면 이런 저런 이유로 한두 명이 빠지고 나면 두세 명이 찬양을 드렸다. 어느 날은 반주자와 지휘자만 남기도 했다. 또 인원이 적으니 부담스러워서 그만두고, 마음 상해 그만두고, 자기 스타일에 안 맞는다고 그만두기가 일쑤였다. 그러다가 김철수 지휘자가 맡아 2년간 지휘하면서 찬양대가 틀을 갖추게 되었다. 당시에는 전공자들이 거의 없는 상태였으나 기드온 찬양대는 무모할 정도로 대곡을 선택했고 그것을 소화해 내곤했다. 그 후에 이태림, 윤성언, 최종윤 지휘자가 맡았고 지금은 이승민 지휘자가 오랜 기간 지휘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찬양대의 음악 수준이 지금과 같이 된 것이다.

    이승민 지휘자는 참 귀한 사람이다. 그는 덕과 아재유머로 사람들을 이끌고 있으며 주일에 찬양할 곡을 일주일 내내 듣고 읽고 묵상한다고 한다. 그래서 찬양에 은혜가 있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시간들을 포기하지 않고 작은 걸음부터 성실하고 꾸준하게 걸어왔고 무슨 일이든지 건성으로 하지 않고 정성을 다했다. 그러다가 지금과 같은 아름답고 풍성한 찬양의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순자가 "권화"라는 책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반걸음을 못 가면 천리에 이를 수 없고, 작은 물줄기가 쌓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에 이를 수 없다. 준마도 한 번의 도약으로 10보를 갈 수 없고 둔한 말도 10마리가 끌면 성과가 난다. 어설프게 도끼질 하면 썩은 나무도 자르지 못하고 정성이 지극하면 돌위에도 꽃이 핀다." 


    지휘자와 찬양대원의 지극한 정성을 통해서 이 메마른 파리 땅에 찬양의 꽃이 만발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