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정치가는 입으로 먹고 사는 존재다. 교사는 제자들에게 말로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서 그들을 가르치고 그 속에 잠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끄집어내어 자아를 실현하도록 돕는 사람이고, 정치가는 시민들에게 말로 자신의 정치철학과 정책과 비전을 전해서 시민들을 설득하고 표를 확보하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봉사하는 사람이다. 그들의 말 한마디가 사람을 움직이기도 하고 무심코 쏟아낸 말이 자신들의 정치 인생을 무너뜨리며 나락을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정치는 말의 예술이라고 한다. 
    위대한 리더들은 유머를 사용하는데 능숙하다. 재치 있는 말과 웃음으로 위기상황을 넘길 줄 안다. 링컨이 적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당신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요” 그러자 그는 “내가 정말 두 얼굴을 가졌다면 왜 이렇게 못생긴 얼굴을 달고 다니겠습니까?”라는 말로 점잖게 상대를 제압했다고 한다. 진정성 있는 말, 부드럽고 재미있지만 정곡을 찌르는 말, 그것이 리더의 힘인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몸소 실천할 때 많은 추종자들을 얻게 된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목사인 나도 입으로 사역을 하고 입으로 가르치고 입으로 설교하고 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말을 많이 하는 일이기에 말에 대한 실수도 많다. 준비되지 않은 말을 무심코 하고 돌아와서 “왜 그렇게 말했을까, 나는 아직도 멀었다.”고 되뇌며 후회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35년을 이 세계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여전히 말에 실수가 많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약 3:2)는 야고보 사도의 말씀이 백 번이고 옳다. 나의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달라고 기도할 뿐이다. 목사는 말을 잘해야 한다. 진실을 말해야 하고 빈말이 아닌 마음이 담긴 말을 해야 하고 위로와 지지와 긍정과 믿음의 말을 해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길이다. 
    말에는 전달되는 말이 있고 허공을 치고 사라지는 말이 있다. 논리적인 말은 지성에 전달되고 마음을 담은 말은 마음에 전달된다. 논리적이면서도 마음을 담은 솔직 담백한 말을 해야 한다. 일본의 작가 우찌다 다쓰루는 그것을 혼에서 나온 말이라고 했다. 혼의 절박함에서 나온 말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비록 세련되지 못하여 다듬어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라 할지라도 절박함에서 터져 나오는 말은 호소력을 가지게 되고 사람들의 마음에 전달된다. 이 시대는 그런 말이 목마른 시대이다. 너도 나도 말하고 있지만 혼에서 나오는 절박한 말은 없고 그저 피상적이고 공허하고 능력 없는 말이 난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