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차가운 어느 주일이었다. 2부 예배를 준비하느라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 어느 자매가 다가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조용히 내 손에 작은 물건 하나를 쥐어 주고 자기 일을 보러 서둘러 갔다. 그것은 핫팩이라는 것이었다. 악수 대신에 받은 인사치고는 특별한 것이었다. 나는 핫팩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는 있으나 직접 사용해보지는 못한 터여서 신기하기도 하고 그 마음이 고맙기도 했다. 그 물건에서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할 만한 열기가 올라왔다. 차가워진 손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차가운 손을 녹이고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안녕하시냐는 인사도 고맙지만 그 날처럼 차가운 날씨에는 말없이 전해준 핫팩이 더 많은 여운을 남긴다. 나는 겨울이 되면 손발이 차가워서 고민을 할 때가 많다. 내 손이 차가운 것은 스스로 견디면 된다고 하더라도 예배 전후에 교우들과 악수로 인사하기 위해서 차가운 손을 내밀 때는 여간 미안한 것이 아

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는 악수와 비주(bisou, 볼로 하는 인사)로 인사를 하는 문화가 있다. 비주는 프랑스 인들이 반가운 친구나 이웃을 만났을 때 양쪽 볼을 번갈아 대면서 입술로 ‘쪽’소리를 내는 인사로, 1번에서 많게는 4번 정도 친분이나 우정을 표시한다. 나는 프랑스에 22년을 살았지만 이런 식의 인사는 아직도 어색해서 늘 망설이고 어쩌다 하는 정도이다. 프랑스에서는 악수로 인사하는 것은 일상사이다. 만날 때마다 서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서 프랑스인들은 악수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악수는 여성이 남성에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청하는 것인데 여기서 누구든지 먼저 손을 내밀면 된다. 악수로 하는 인사에 나는 익숙해

졌다. 그냥 눈인사나 고개를 숙이는 인사보다 악수로 인사하는 것이 편하다. 한국을 방문해서 설교를 마친 후에 성도들과 인사를 나눌 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다가 민망할 때가 있다. 한국에서는 고개 인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할머니 성도들이 아닌 일반 여성성도들에게 악수를 청하는 일이 드문데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기 때문이다. 역으로 문화충격을 느끼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