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개척하고 가장 많이 기도하고 가장 많은 애를 쓴 것이 예배당, 교육관, 선교관 등의 건물을 찾고 확보하는 일이었다. 진정한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개척, 교회건축, 배신의 아픔을 당해 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교회 건축 대신에 교회 건물 찾고 그것을 지키는 훈련을 받았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체코 프라하에서 오신 이종실 목사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동병상련의 위로를 받았다. 그 교회는 한불 양교회간에 연합사역을 잘하는 대표적인 교회인데 현지교회의 목회자가 바뀌면서 그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한불선교협력도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파리에 도착한 이듬해에 나는 프랑스 개혁교회 본부를 찾아가서 한불선교협력을 그들과 논의했고 기대이상으로 일이 잘 진행되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방해자들이 나타났고 결국은 그 일이 어그러지면서 15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그 일이 깨어진 이후에 프랑스 교단관계자들과의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나에 대해서 매우 냉담했다. 그래도 나는 계속 시도했다. 다양한 건수를 만들어서 식사에 그들을 초대했고 한불선교협력을 필요성을 말하며 그들을 설득해 나갔다. 그러다보면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회의가 밀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일을 불어권 선교와 유럽 선교를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들의 거절이 있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결국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고 이를 근거로 다양한 일들이 성취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본다. 


    세상에는 거절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한 사람과 수없이 거절을 당해도 끝까지 버티어 기필코 그 일을 이루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파리에서는 수없는 거절과 실패의 경험을 감당해야 한다. 거절 받은 짬밥이 프랑스 생활의 경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거절을 끝까지 견디며 나간 사람은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파리 생활을 잘 하는 길은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하는 용기와 거절 당하는 일에 익숙해지는 길뿐이다.


    그릿이라는 책에서 인생의 성공은 재능이 아니라 열정과 끈기라고 주장하는데 나 또한 지나온 세월을 돌아볼 때마다 그 말이 옳다고 믿는다. 내가 희망하는 바가 거절되고 또 거절될지라도 끝까지 가면 열매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거절은 상대의 의견이고 횟수일 뿐이지 진실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에서도 거절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것은 의견이며 횟수 일뿐 진실은 아니다. 하나님은 더 좋은 것, 더 이로운 것을 더 좋은 때에 주시려고 거절이라는 방식을 선택하신 것뿐이다. 그러기에 거절 때문에 좌절하지 말고 기도의 횟수를 채우며 더 좋은 것을 희망하며 뚜벅뚜벅 걸어간다면 우리는 좋은 날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