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온지 22년, 내 나이도 어느새 50대 중반이 되었다. 오늘은 목회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월요일이지만 나는 교육관에 홀로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누추하지 않고 별처럼 빛나는 인생후반전을 계획해 본다.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 남은 15년을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달려갈 것인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16년 동안은 교회의 부흥과 안정, 한불선교협력 그리고 유럽과 아프리카 선교의 기초를 놓는 일을 위해서 달려

왔다. 앞으로 15년은 다음 3가지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과 각오를 해 본다.


우선, 다음 세대가 목회와 협력과 선교를 이어갈 수 있도록 건물을 확보하는 일이다. 예배당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St. Esprit 건물을 사용해야 한다. 이 공간은 오랫동안 기도하면서 얻어낸 응답이며 한불선교협력을 위한 단초가 되는 곳이고 프랑스 개신교회의 역사적인 건물이기 때문이다.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상황이 불편한 동거가 아니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내는 행복하고 은혜로운 동거가 되기를 바란다. 최근에 헝가리 교회가 프랑스 교회와 마찰이 있었다는 이야기를전해 듣고 마음이 아프다. 그 교회는 이 예배당을 80년이 넘도록 사용하고 있는데 프랑스 교회의 눈치를 보기는 여전한 것같다. 헝가리 교회와 우리 교회는 디아스포라 교회, 나그네 교회이기에 늘 어려움을 겪지만 사실 주인 행세하는 프랑스 교회도 하늘나라를 향해서 가는 나그네이기는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하여 세 나그네 교회가 사이좋게 예배당을 공유하며 하나님의 뜻과 나라를 이루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도드린다.


하지만 이 예배당은 주일예배와 수요기도회를 드리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우리의 사역과 비전을 담아내기에 합당한 공간이 필요하다. 교육관, 선교관, 복음주의 신학교, 유럽교회의 재건을 위한 각종 세미나 등을 자유롭게 펼쳐 나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 우리 교회 교우들과 귀국한 성도들의 기도와 헌금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오병이어를 준비하면 하나님께서 기적의 역사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