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하는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은 세계 곳곳에서 사역을 뛰어나게 잘 감당해 오고 있다. 공중 투하되어 열악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며 임무를 감당하는 특수부대원들처럼 그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생존하고 어떤 임무라도 이루어내는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런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부족한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사역과 선교지의 역사와 문화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글로 남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개신교회의 선교본부인 Defap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들은 기록을 남기는 일에 탁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난 200년 동안 선교사들을 보내고 그들이 보내온 편지와 글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책으로 만들어 놓았다. 오래전에 선교회의 대표가 우리에게 안내한 곳은 지하에 있는 자료실인데 그곳에는 그들의 선교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만큼의 자료들이 책으로 만들어져 보관되어 있었다. 어찌나 부러웠던지.
  그 이후에 나는 우리 교회의 역사와 사역, 잊히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이야기들을 글로 쓰고 책으로 만들어 다음 세대에 남기고 싶은 열망을 갖게 되었다. 사역 이야기만이 아니다. 프랑스 땅에는 너무나 소중한 기독교의 역사, 그들의 영성, 문화와 미술에 담긴 신앙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솔로몬이 “많은 책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한다.”(전도서 12장 12절)고 했지만 그래도 이것은 내가 받은 사명이니 감당해 보려고 한다. 금년에 출판한 “본질을 붙들면 후회하지 않는다.”(국민북스)에 이어 내년에는 “본질을 붙들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들, 위그노 이야기를 출판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 
  셋째,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리더들을 양성하는 일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3세대를 이어가면서 꽃을 피우고 4세대인 요셉에게서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부양자로 풍성한 열매가 맺히듯이, 선교와 목회 사역도 최소한 3세대에 이어져야 하고 4세대에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어야 한다. 이 일들을 이어갈 위대한 일꾼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프랑스 교회와 유럽교회를 재건하고 아프리카 선교를 감당할 다음 세대가 준비되어야 한다. 이 일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사명이고 내가 남은 시간에 집중해야 할 사역이다. 이 일이 아직은 막연해 보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행하다보면 머지 앉아 현실이 될 것이다. 세상에서 성공적인 족적을 남긴 사람들의 특징을 연구한 티모시 페리스는 “무엇인가 중요한 일들을 지속해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모든 일들이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디테일한 사항을 정한 후에 그것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행하다보다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나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이니”(히브리서 1장 1절)라는 나는 확신한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노사연의 노래처럼, 인생 후반전이 별처럼 빛나게 되기를 희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