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이 전해지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는 박해와 고난이라는 터널을 지나야 한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너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다만 그를 믿을 뿐아니라 그를 위하여 고난도 받게 하려 하심이라"(빌립보서 1장 29절)고 썼다. 갈리아 땅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생 드니의 순교를 비롯하여 수많은 순교의 피가 있은 후에 이 땅에 교회가 세워지고 복음이 뿌리 내리고 기독교 국가가 된 것이다. 고난의 대가를 감당하지 않고 영광은 없는 것이다. 랭스 대성당은 1211년에 시작해서 1430년까지 200년이 넘는 공사를 통해서 완성한 고딕건축물이다. 이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1240년 경에 조각가는 미소짓는 가브리엘 천사의 모습을 완성하여 설치하였다.
    천사의 웃음을 바라보는 동안 내 마음에 신비로운 감정이 흐르기 시작했다. 천사의 근엄함은 온데간데 없는 해맑은 미소, 에수님의 탄생을 통해서 정죄의 시대는 가고 사랑과 용성의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을 알리는 은혜로운 미소, 긴 박해와 고난의 시간끝에 평화와 영광의 시대가 올 것을 알리는 희망의 미소 등 수많은 메시지가 천사의 미소를 통해서 흘러 들어온다. 조각가는 천사의 미소를 통해서 예수 탄생과 복음의 기쁨을 담아냈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기쁨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소짓는 천사는 표정과 감정이 절제된 중세 미술에 나타난 파격으로 15세기에 나타날 르네상스를 미리 예견하는 선견적인 의미를 가지면서 중세 프랑스 조각 양식의 또하나의 특성이 되었다.
    1차대전을 겪으면서 독일군에 의해서 랭시 성당이 폭격과 화재로 파괴되면서 미소짓는 천사도 소실되었으나 전쟁 후에 다시 복원되었다. 새롭게 탄생한 미소천사는 전쟁의 아픔과 파괴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재건된 랭스와 프랑스와 유럽의 승리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우리는 짧은 방문을 마치고 파리로 돌아오면서 가브리엘 천사의 미소가 지금은 쇠퇴하고 죽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새롭게 재건될 유럽교회의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의 미소가 되기를 기도했다.  이 일을 위해서 우리 교회를 프랑스 파리 땅에 세우신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감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