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프랑스 세벤느 지역에 있는 Anduze에서 한불 목회자 아카데미가 열리고 있다. 이것은 2013년에 프랑스 개신교 연합교단과 한국교회와의 한불교단선교협정에 사인한 후에 공식적으로 가지게 되는 두 번째 교류이다. 첫 번째 공식교류는 지난 3월에 장신대 손은실 교수님이 몽펠리에 신학교에 와서 한국교회와 신학에 대해서 강의한 것이고, 이번에 두 번째로 한불목회자 아카데미가 열린 것이다. 한불선교협정을 위해서 기도를 시작하고 프랑스 개신교단 임원들을 접촉한 것이 1996년이고 최종 사인을 한 것이 2013년이었으니 17년 걸렸고, 한불목회자 아카데미를 프랑스 측에 2017년 1월에 제안하여 2018년 9월에 하게 되었으니 1년 8개월 걸린 셈이다. 모든 것이 오래 걸리지만 끝까지 참고 기다리며 씨를 뿌리면 반드시 열매를 얻게 되는 법이다. 우리 안에 소원을 두시고 그 일을 직접 이루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낀다.
    이번 포럼은 한국과 프랑스 목회자, 신학자 30명이 모여서 양국교회의 역사와 신학 그리고 교회의 미래에 대해서 발제하고 토의하면서 우리의 생각과 사상을 새롭게 하고 확장 시켜 나가는 시간이다. 9월의 한국교회와 신학교는 9월 새벽특별집회와 신학기 강의가 시작되는 시간으로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번 포럼을 위해서 교회의 행사 일정을 조정하고 학교의 학사일정까지 조정하면서 동역자들이 먼 길을 달려왔다. 프랑스 교회는 매년 9월 첫 번째 주일에 세벤느에 있는 광야 박물관에서 예배를 드리며 자신들의 역사를 기억하게 되는데 우리도 이 역사적인 시간에 참여하기 위해서 이 시기로 잡은 것이다.
    대부분 처음 만나는 관계라서 서먹했지만 인사를 나누고 하루를 지내며 우리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생각과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일주일 가운데 전반부는 프랑스 측에서 발제하고 후반부는 한국 측에서 발제하는데 프랑스 측의 발제자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깊이 있게 준비하고 발표했다. 사무엘 아메드로 목사님은 프랑스 철학자 프랑소와 줄리앙의 철학사상을 바탕으로“보편, 획일, 공동”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문을 열었다. 이것은 앞으로 한불목회자 아카데미와 한불선교협력의 방향을 제시하는 매우 적절하고 탁월한 발제였다. 이어서 프랑스 위그노 역사의 최고권위자인 파트릭 카바넬 교수님은 위그노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주었다. 그는 위그노 유격부대 가미자르 초대 장군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 고난의 역사를 겪으면서 소수자, 박해 받는 자, 모든 것을 잃고 길 떠난 유랑자의 삶을 살아온 위그노들이지만 그들이 유럽과 세계역사에 미친 영향이 지대함을 역설할 때 우리는 새로운 깨달음과 감동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신학자 마리앙 끌라보의 광야에 대한 강의는 과거 역사와 미래를 향한 도전 사이에서 교회와 영적리더들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뇌와 열띤 토론의 불을 지펴주었다. 2일 간의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저녁 늦게까지 우리는 잠자리에 들 생각도 잊은 채 대화와 나눔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