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감하게 살아보기 2



    둔감한 마음은 인간관계에도 유익하다고 한다. 

예민한 남자보다 둔감한 남자가 매력이 있어 여성들의

마음을 얻기 쉽고 부부관계도 서로에 대해서 예민한 것보다 둔감한 것이

유익하며 직장생활에서도 타인의 평가나 대우에 신경 쓰지 않는 둔감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둔감함이라는 것은 눈치코치 없는 둔한

사람을 두고 하는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반응을

자제할 수 있는 신경 끄기 기술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암의 예방과 치료에도 둔감한 마음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활동하는 사람이 암을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둔감한 마음의 힘은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에게서 절정을 이룬다.

어머니는 못할 것이 없는 존재이다. 아이가 배고파 울면 어디서든지 자신의

옷고름을 풀고 젖을 먹일 수 있고 자식의 모든 약점과 잘못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존재이다. 이것은 보통 여성들이 할 수 업는

어머니의 마음과 행동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여성의 예민함을 넘어선

신성한 둔감함의 옷을 입는다.


    그러고 보면 나도 꽤나 예민하게 인생을 산 사람이다. 남들은 내가

여유롭고 느긋한 성격을 가진 속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

속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내게 점액질의 느긋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울질의 예민함이 동시에 내면에 흐르고 있어서 때로는 작은 일에 마음

상하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평가와 표현에 예민하고 자꾸

신경을 쓰는 소심한 사람이다. 겉으로는 대범하게 행동할 때도 있지만 작은

일 하나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마음을 나눈

사람들이 떠날 때는 우울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이리 저리 걸어 다니며

괴로운 마음을 털어 내려고 애쓴다. 개척 초기에는 이런 성격을 다스리지

못해서 몸과 마음이 상하기 일쑤여서 결국 부정맥이 오고 심장이 조여 오는

협심증으로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