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한인교회 창립 39주년 기념 부흥회와 우리 교회와의 자매결연을 위해서 두바이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루 종일 주일예배와 모임을 마친 후라 몸은 피곤했지만 내 마음은 떨림과 기대로 가득했다. 그 동안 선교대회 손님으로 세 번이나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강사로 가게 되어서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슬람 선교를 위해서 탁월하게 사역하는 교회에서 말씀을 전한다는 거룩한 떨림과 평범했던 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만든 동력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이른 아침에 도착했기 때문에 호텔 체크인을 할 수 없어서 신철범 목사님 인근 골프장 야외식당으로 이동하여 브런치를 했다. 그는 골프를 치지는 않지만 종종 이곳을 찾아 푸른 잔디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고 책을 읽는다고 한다. 식당 앞에 펼쳐진 푸른 잔디와 주위의 고급 주택들은 프랑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이곳에서는 몇 안 되는 특별한 분위기다. 이 열사의 땅에 푸른 잔디밭 골프장 앞에서 아침 식사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10년 전에 처음 두바이에 도착했을 때 뜨거운 기온에 깜짝 놀랐던 일이 생생하다. 6월말 50도를 웃도는 날씨를 우습게 알고 공항 밖으로 무심코 나가던 나는 순간적으로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숨이 확 막히는 것이 마치 80도 건식 사우나에 옷을 입고 들어갈 뻔 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일주일간 지내면서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다. 그때에 비하면 이번은 환상적인 날씨다. 꼭 파리의 여름 날씨하고 비슷하다. 마침 내가 도착하는 소나기가 쏟아졌는데 그건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라고 한다. 덕분에 내가 탄 비행기는 1시간을 연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두바이에서 이런 소나기는 축복의 상징이다. 다들 내가 그 축복을 몰고 온 레인메이커(rainmaker)라고 치켜세운다. 파리에 도착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햇빛을 몰고 왔어요.”라고 하던 내 멘트와 정반대 표현이지만 의미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