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마쳤을 때 이 순주 집사라는 분이 작은 종이가방을 들고 찾아왔다. “10년 전에 목사님이 두고 가신 티셔츠입니다.” 처음 두바이를 방문했을 때 그 댁에서 몇 명의 목사님들과 숙박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급히 출발하느라고 그것을 남겨두고 온 것이다. 파리로 돌아와서 나는 그 분에게 옷을 놓고 왔다는 메시지를 별 생각 없이 남겼는데 그 일로 그 옷을 드라이클리닝 해서 보관하고 있다가 전해준 것이다. 신 목사님의 목회 리더십이 가능했던 것이 성도들의 섬세한 섬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파리에 돌아오니 마크롱 대통령의 유료 값 인상에 맞선 시민들의 데모가 전국에서 있었고 샹젤리제와 우리 교회 근처에서는 문화제가 훼손되고 기물이 파괴되고 사람이 다치는 등 과열 시위가 있었다. 혹자는 1968년 5월 혁명 당시의 시위에 비유할 정도이다. 좋은 정치란 서민의 밥그릇을 책임지는 것인데 그것을 건드렸으니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정국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남북평화를 추구하다가 그만 경제와 민생을 소홀히 한 탓이다. 모두 리더십의 위기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이 비전과 창조적 리더십을 갖춘 건강한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기도하며 내 자신의 목회 리더십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