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비하면 나는 그릿 지수가 높지 않은 사람이다. 학창시절 친구 강동진과 함께 지리산 자락 경남 산청군에 내려가 복음을 전하고 청소년들을 모아서 부흥회를 하면서 뜨겁게 사역한 적이 있었다. 나의 지리산 사역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거리도 멀고 오고가는 비용도 충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만 둔 것이다. 그런데 동진이는 계속 내려가 사역을 하더니 지리산 선교의 큰 역사를 이루었다. 그 이후에 그는 보나콤 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신앙과 사역의 일가를 일구어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나의 그릿지수도 제법 높아졌다. 나이가 들면 그릿지수가 높아진다고 하니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겠지만 그 동안 파리에서 생존하려다보니 고되고 고독했던 시간들이 나를 훈련시켜 그릿지수를 높인 것이 분명하다. 

    우리 교회는 젊은이들이 많다. 교인의 76%가 20. 30대로 구성되어 있으니 젊은이들의 교회이다. 이들은 뜨거운 열정과 젊음이 있어서 모든 일을 쉽게 시작하고 활기차게 움직이지만 그 열정을 오래지속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젊을수록 그릿지수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사실이다. 그래서 젊을수록 더 자주 결단하고 힘쓰고 훈련해야한다. 훈련하지 않고 젊은 시절을 보내는 사람은 중년의 계절에 아무것도 거둘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임을 기억하면서. 

    때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무신론 철학자 니체의 날카로운 비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모든 완전한 것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묻지 않는다. 우리는 마치 그것이 마법에 의해 땅에서 저절로 솟아난 것처럼 현재의 사실만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