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의 리더십 행보에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고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 신실한 그리스도인인 그가 보여준 리더십을 살펴보자. 
    첫째, 아비 리더십이다. 일명 파파리더십이다. 그는 베트남 축구선수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아버지는 한 가정의 중심이며 버팀목이다. 아버지는 엄한 말씀과 따뜻한 마음을 동시에 가진 존재이다. 렘브란트가 그린 돌아온 탕자를 주목해보자. 그는 아버지 앞에 돌아와 무릎 꿇은 아들의 어깨에 얹은 아버지의 두 손을 각각 다르게 그렸다. 아버지의 한손은 거칠고 힘 있는 남성의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부드럽고 연약한 여인의 손이다. 이 양면성이 아버지의 모습이다. 강하고 엄한 아버지의 손길은 자녀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부드러운 아버지의 손길은 자녀들에게 용서와 위로와 안식을 준다. 이런 아버지 아래 사는 자녀들은 세상의 거친 풍파도 두려움 없이 직면하는 용기를 얻게 된다. 아버지 같은 영적리더십이 일어나야 한다. 
    둘째, 진정성의 리더십이다. 진정성은 리더십의 생명이다. 팔로워들은 자신들이 리더의 도구가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때 그 리더십에 자신들의 모든 것을 맡기고 따른다. 박 감독의 힘도 이 진정성에 있었다. 리더십의 진정성은 자기희생을 통해서 드러난다. 말과 혀로만이 아닌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할 때 사랑의 진정성이 빛을 발한다. 선수들과 함께 동고동락하고 아픈 선수를 위해서 자신의 비즈니스 좌석을 양보한 것을 통해서 그의 진정성이 드러났다. 사랑의 진정성에 감동을 받은 선수들은 진정으로 그를 사랑하며 따르게 되었다. 예수님은 사랑의 진정성을 보여주셨다. 그는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종의 모습으로 오셔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희생하셨다. 그 사랑의 진정성이 온 인류를 감동시켰고 생명을 아끼지 않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셋째, 약함의 리더십이다. 박 감독은 한국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감독이었다. 그의 말은 어눌해서 듣기에 답답하다. 그래서 간결하게 말한다. 그의 간결한 말이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냈다. 리더의 약함이 리더십에 불을 지른 것이다. 이것이 리더십의 비밀이다. 주님은 우리가 약할 때 강함 주신다. 우리의 약함을 드러낼 때 주님의 은혜가 드러나고 주님이 영광 받으신다. 주님도 십자가의 약함을 통해서 세상을 구원으로 이끌어 내셨다. 
    넷째, 전문성의 리더십이다. 리더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축구감독은 전략을 세우고 선수를 넣고 빼고 위기를 돌파하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목회자는 목회에 대한 실력, 선교사는 선교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 동양의 고전 장자의 양생주편에 나오는 포정해우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소를 잡는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는 포정에게 문혜군이 “어떻게 기술이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는가?”라고 묻자 그가 대답하기를 “이것은 기술이 아니라 도(道)입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감각기관이 멈추고 눈을 감아도 보이는 칼이 지나가는 길을 아는 경지가 있다. 그것을 도의 경지라고 한다. 모든 일에 이런 경지가 있다. 우리의 영적 리더십이 좌충우돌하는 아마추어 단계가 아니라 이런 경지에 이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금에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신실하고 능력 있는 리더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신실하고 탁월한 영적 지도자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 무너지고 있는 교회와 사회를 재건하는 그 날을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