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카톡” 갑자기 들어온 메시지에 나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파리 노트르담이 불타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농담으로 보낸 메시지이기를 바라며 서둘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불행하게도 그것은 사실이었다. 텔레비전에서도 화재의 실황을 중계하고 있었다. 산사태에 큰 나무가 쓰러지며 자취를 감추듯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른 첨탑이 옆으로 맥없이 누우며 사라져갔고 지붕전체가 화마에 휩싸여 있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면서 어떤 관광객은 사진기를 눌러댔고 어떤 젊은이는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두 손을 모은 기도에 안타까움을 담아내고 있었다. 내 마음도 무너져 내렸고 하루 종일 우울한 감정에 휩싸였다.

    1996년 파리에 도착해서 교우의 안내로 파리 시내를 처음 본 나는 “세상에 이런 도시가 있는가!”라는 감탄을 쏟아냈다. 콩코드 광장을 돌며 펼쳐지는 파노라마, 나지막한 석조 건물 사이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오른 에펠탑, 개선문까지 쭉 뻗은 샹젤리제 거리 등. 그 중에 가장 가슴이 아리도록 아름다움 것은 파리 노트르담이었다. 나는 정면 보다는 센 강 다리에서 바라다 보이는 이 교회의 옆태와 뒤태의 매력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