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슈 공동체(La communauté de l’Arche)와 인연을 맺은 지 벌써 20년이 되어 간다. 현재 모새골 공동체 원장인 임영수 목사님의 부탁으로 라르슈 공동체와 관련된 자료를 모으기 위해 트롤리 부로이(Trosly Breuil)를 방문하면서 부터이다. 그곳은 파리에서 북쪽으로 105km 떨어진 오아즈(Oise) 지역에 위치한 지적발달장애인들을 위한 공동체가 있는 곳이다. 기독교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 이후로 여러 번 그곳을 방문했다. 다일공동체와 함께 방문했을 때는 그들이 살고 있는 숙소에 들어가서 그들이 준비한 다과를 나누며 제법 긴 시간을 보냈고 개인적으로는 공동체 창시자인 장 바니에(Jean Vanier)를 만나 잠시 교제하는 행운도 누렸다. 지난 주 5월 7일에 그가 90세의 나이로 별세하여 우리 주님의 품에 안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한번이라도 더 그곳을 찾아서 이 시대의 예언자인 그를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만 남는다.
    유럽에는 다양한 공동체들이 존재한다. 1920년 독일에서 시작된 브루더호프 공동체(Bruderhof)는 자신들의 수입과 재능과 에너지를 모아서 서로를 돌보고 다른 이들을 돌보는 생활나눔공동체이다. 그들은 초대교회의 정신을 그대로 실현하고자 4개 대륙 23개의 공동체에서 3000여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레디컬 제자도를 실행하기 위해서 공동체이다. 1955년에 프란시스 쉐퍼 박사 부부(Francis & Edith Schaeffer)에 의해서 스위스의 알프스 산기슭 위에모(Huemoz)에서 시작된 라브리(L’Abri Fellowship)공동체는 기독교 지성공동체이다. 라브리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피난처”라는 뜻으로 노마드(Nomad)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나그네 길에서 만나는 인생의 문제들을 고민하며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 머무는 영적피난처이다. 어느 겨울날에 지도를 가지고 물어물어 그곳을 방문한 적이있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그곳은 햇볕으로 따뜻했고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 나그네들 몇 명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생각보다 분위기는 소박하고 따뜻했고 유명세에 비해서 매우 아담한 곳이라는 것이 그곳의 인상이었다.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기독교 마리아 자매회는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독일 땅과 상처와 증오로 황폐해진 사람들을 위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매들이 맨손으로 쌓아 올린 사랑과 용서와 화해와 위로의 공동체이다. 이것은 바실레아 슈링크 부모님의 집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