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對策) 없는 주책 선교사

 낮에는 센터에서 1시간 떨어진 곳에 세워진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채플에서 설교하고 의과대학과 건축 중인 종합병원을 방문했다. 5월에 개원할 예정인 병원건축은 절반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개원을 기념 예배에 카메룬 보건부 장관과 각계 인사들이 참가하기로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건축을 그때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의문스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필요한 의료장비도 턱없이 부족했고 이 병원을 이끌어갈 한국인 의사도 확보하지 못했고 건축재정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D-day만 정해진 것이다. 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선교사님을 바라보았더니 “성 목사님, 저는 걱정 안 합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일했습니다. 제가 일을 저지르면 주님이 다 책임지고 해 주셨어요.”라고 했다. “아니 이런 대책 없는 선교사라니!”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그는 다시 말했다. “제 아내도 처음에는 걱정하면서 잔소리를 했었지요. 그런데 34년 동안에 주님이 책임져 주시는 것을 반복해서 경험하더니 이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답니다.” 그의 대책은 주님이었다. 나는 “하하, 주책 선교사시군요. 주님이 책임지시는 선교사”라고 말하자 그는 그렇다고 수긍했다. 그의 배짱과 큰 믿음에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배짱이 두둑하고 큰 믿음을 가진 선교사는 아프리카로 보내셔서 광야를 개척하게 하시고 나같이 새 가슴을 가진 사람은 유럽에 보내셔서 주어진 환경과 조건을 따라 일하게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