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밤 부흥회가 시작되었다. 이 교회는 담임목사인 윤 선교사님 가정과

신학교 교수 가정만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카메룬 사람들이다. 주일마다

1000명 이상이 모이는 카메룬에서 대표적인 교회다. 분위기는 영락없는

한국교회다. 예배 순서도 비슷하고 특별찬송을 하는 것도 비슷하고 찬송을

부를 때 좌우로 흔들며 부르는 것도 비슷하다. 심지어 예배 후에 예배당

입구에서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피부 색깔만 다르지 한국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인사한다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선교학계로부터

한국교회를 선교지에 이식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윤 선교사님의 소신은

분명했다. “한국교회의 검증된 예배와 목회를 이곳에 소개해서 카메룬 교회가

부흥하고 새롭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이미 카메룬의 여러 교회가

이 모델을 따라서 부흥하고 있었다.

   부흥회에 참석자들 가운데 이 지역의 도지사, 과거 미테랑의 주치의였다는

의사, 교수와 지역유지들이 있었다. 젊은이들도 많아서 집회가 역동적이었다.

카메룬 교회 예배가 3시간에서 5시간 드리는 데 반해서 이 교회는 1시간 30분

정도이고 간증과 주를 이루는 카메룬 교회와 달리 말씀 중심의 설교와 철저한

훈련이 중심이 된 이 교회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인지 말씀을 듣고 반응하는

성도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하나님, 한국교회에

붙었던 성령과 기도와 부흥의 바람이 카메룬 땅에도 불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간곡하게 기도했다.

   한 지역에서 34년 사역한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더구나 언어와

풍습이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것이니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려움을 피해서 다른 길을 찾지 않고 자신의 젊음과

가정과 에너지를 오롯이 그곳에 쏟아부었다. 한 우물 대신에 여러 개의 우물을

파는 것이 지혜롭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그는 한 우물을 선택하고 그

우물을 파는 일에 집중한 것이다. 그 긴 세월에 걸친 선택과 집중이 이토록

아름다운 열매로 맺혀진 것이다. 좌측을 바라보고 우측에 곁눈질하는

좌고우면(左顧右眄)의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여하신 사명만을

향해서 달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존경스럽다. 나도 앞으로 내게 주어진 날

동안 목회와 불어권 선교라는 한 우물을 파는 일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