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겨울, 중부 프랑스 리용(Lyon)을 방문했다가 고 금자 목사님의 안내로 벨쿠르 광장의 한쪽 모퉁이에 세워 져있는 안투안 생텍쥐페리와 어린왕자의 동상을 방문했다. 차가운 바람 때문인지 공원에는 왕래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나는 그 앞에 한동안 머물렀다. 어린 왕자는 프랑스 공부를 하기 위해서 몇 번 읽어보았기 때문인지 그 동상을 보게 된 것이 내게는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었다. 파리로 돌아와서 책장에 버려져있던 그 책을 꺼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 소설은 어린왕자의 순수한 눈으 로 바라본 세상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예언자적 인 글이다.  작은 책이지만 많은 도전을 주고 삶을 반성하 게 하는 힘이 있다. 
어린왕자가 내게 준 교훈 중에 하나가 “너의 장미가 그 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서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 문이야.”라는 대목이다. 자신의 장미가 유일하다고 생각하던 장미가 지구별에 흔하게 피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한 어린왕자에게 여우가 한 말이다. 
 그렇다. 어떤 것이 또는 어떤 사람이 내게 소중한것은 그것이 세상에서 유일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위해서 시간과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다. 소중한 것은 본래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시간을 투자하고 정성을 쏟아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내 마음을 나누고 정성을 쏟고 시 간을 투자하는 만큼 그것은 내게 소중한 존재로 다가온다. 어머니에게 자녀가 소중한 것도 마찬가지다. 어머니 가 그 아이를 뱃속에 두고 열 달 동안 키웠고 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내며 시간과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내게 소중한 것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마음과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친구가 소중한 것은 여러 사람들 가운데 그와 시간과 마음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회자로서 교회와 교우들이 소중하고 특별해지 는 것은 내가 그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고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내가 정성을 다한 그만큼 그들은 내게 소중 한 존재가 된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소홀해졌던 마음을 새롭게 하여 주님의 교회를 더욱 사랑하고 교우들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마음과 정성을 쏟는 목회자 로 거듭나도록 해야겠다. 이것이 9월을 맞이하는 나의 다 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