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간 속에 살아간다. 시간은 물처럼 흘러간다. 다같은 물 같지만 지금 이 물은 그때 그 물이 아니다. “우리는 같은 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없다.”라고 한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시간은 미래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과거로 흘러간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돌이키고 싶어도 돌이킬 수 없다. 그 시간을 거니는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때가 너무 좋아서 다시 그 순간을 가져오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그때가 너무 부끄러워서 지워 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인생을 지울 수 있는 지우개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간의 불가역적 현상이고 시간의 폭력성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의미있게 그리고 신중하게 살아야 한다. 
 근자에 학교폭력과 성폭력의 문제들이 한국 사회를 달구고 있다. 폭로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과거를 지워버리고 지금 그 모습만 가지고 살고 싶은데, 과거의 삶이 발목을 잡는다.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그 일로 상처받았던 이들은 그 아픔을 지울 수 없어서 괴로워하며 산다. 크게 마음먹고 폭로해서 잠시 체증이 내려간 것처럼 시원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상처가 치유되거나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있었던 일들이 없는 일이 될 수는 없다. 결국 피차간에 더 깊은 상처를 주고받게 될 뿐이다. 게다가 이런 분위기를 이용하려는 파렴치한 자들도 있을 것이다. 
(다음에 이어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