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현실을 만날 때 그 도식은 도전을 받게 된다. 그 방법으로는 이 현실을 수용할 수 없을 때이다. 가령, 엄마가 아이의 젖을 떼기 위해 서 젖꼭지에 씁쓸한 무엇인가를 발라두면 아이는 갑자기 당황하게 되고 엄마의 젖꼭지를 빨 것인지 말 것 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 순간 아이는 긴장과 갈등을 겪고 평형을 잃게 된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익숙해진 것이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고민하게 된다. 
  그때 사람들은 적응과 조절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적응은 그동안의 방식을 더 강조하고 고수하려는 것이다. 이런 사람과 사회는 보수적이고 전통적으로 된다. 조절은 과거의 방식을 질적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도식을 만들거나 분화시켜나 가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혁신적이고 진보적으로 된다. 적응과 조절 가운데 어느 것만 옳다고 단정할 수 는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조절이 필 요한 때인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이 인류의 역사를 예수님의 탄생을 중심으로 BC와 AD로나눴다면, 앞으로는 이번 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기점으로 역사가 BC와 AC로 나눠진다고 한 다. 우리는 그만큼 크나큰 변화 앞에 서 있다. 이 변 화에 민첩하고 바르게 응전하고 조절하는 사람과 문명은 성공과 발전을 경험하겠지만 과거의 것을 고집 하거나 게으르게 대처한다면 쇠퇴와 몰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익숙해 있던 도식에 대한 적응에 에너지를 쏟기보다 민첩하고 슬기로운 조절을 통해서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 시대에 맞는 도식을 개발하고 분화시켜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가 유지하고 적응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바꾸고 조절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