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제자 중에 에릭 에릭슨이 있다. 그는 스승의 이론을 겸손히 수용하면서도 자신의 이론을 추가 확장하여 프로이트의 이론을 집대성한 사람이다. 
 에릭슨은 어떻게 이런 심리학자가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의 출생과 가정환경 그리고 부족한 학력 때문이었다. 그의 약점이 그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한 것 이다. 역설적 인생이다. 
 에릭 에릭슨은 190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의 국적은 덴마크였고 혈통은 유대인이었다. 그녀는 처음에 덴마크 남자와 결혼했으나 곧 이혼했고 그로인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두 명의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는데 그만 임신이되어 에릭슨을 낳았다. 하지만 그가 누구의 아들인지는 모른다. 사생아가 된 것이다. 그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출산할 때 자신을 도와준 소아과 의사와 재혼을 하게 된다. 얼마나 복잡한 출생과 어린 시절의 이야기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그의 친부는 누구인지 모르는 덴마크 사람이고 그의 어머니는 유대인이고 그의 출생지는 독일이고 그의 계부는 독일 사람이다. 에릭슨의 이름에는 그의 복잡한 가정사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에릭 홈부르거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이다. 풀어서 읽으면 “에릭의 아들(Erik+son) 에릭”이다. 그 사이에 그의 계부의 성이 들어갔다. 그 결과, 그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덴마크인들은 “너는 유대인이다.”라고 했고, 유대인들은 “너는 덴마크인이다.”라고 했고, 독일에서 살지만, 그는 독일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고 헷갈리는 삶을 살았을지가 느껴진다. 그는 이런 혼란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더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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