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 후에 이 책이 파리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것을 읽기 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위그노의 500년 역사를 읽어가노라면 숨이 막히고 가슴이 저리다. 눈물없이는 읽기 힘든 순간들이 너무나 많아 책을 덮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다. ‘만약에 이런 탄압이 없었다면 프랑스는 탁월한 개신교 국가가 되었을 것’이라는 프랑스 위그노 학자인 사무엘 무르의 말을 나도 모르게 떠올려 보지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역사에는 ‘만약에’라는 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하나님은 그들을 그토록 참혹한 고난에 버려두셨을까?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는 무엇일까? 그들의 고난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24쪽) 
 프랑스 교회사가들은 루이 14세가 퐁텐블로 칙령으로 낭트 칙령을 폐지한 이후 루이 16세가 관용 칙령으로 불리는 베르사유 칙령(L’édit de Versailles, 1787.11.7)을 선포할 때까지의 102년 동안을 ‘광야의 교회 시대’(La période l’église au désert)라고 부른다. 여기서 광야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동안 모세와 함께 광야에서 보낸 것에 근거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의 시기는 어두움이 아닌 빛의 시대, 절망이 아닌 희망의 시대였다. 그들은 광야에서 빛되신 하나님과 동행하며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는 날을 희망하며 살았다. 프랑스 개신 교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모든 것을 잃고 광야에서 방랑자로 살아야 했지만, 그 어두운 고난의 터널에서 빛을 경험했고 당장은 막막하지만 언젠가 다가올 자유의 날을 희망하며 그길을 걸어갔다. (51쪽)
(다음에 이어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