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언덕이 있어서 앉아 보았다. 놀랍다. 언덕은 달라졌는데 40년 전에 있던 그 풀과 꽃이 그대로다. 풀냄새 꽃향기도 그대로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유익과 편리를 위해서 땅을 이리저리 바꾸어 놓았지만, 하나님 만드신 풀과 꽃과 향기는 바꾸지 못한 것이다. 그것들이 그대로 있기에 이 곳은 여전히 내 고향이다. 나는 유안진 시인의 “ 들꽃 언덕에서”를 핸드폰 메모에서 꺼내 읽어 보았다. 이런 시는 이런 곳에서 읽어야 제맛이다.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나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 “들꽃 언덕에서”유안진- 

 고향은 항상 추억을 주는 친구이고 위로를 주는 연인이며 깨달음을 주는 선생이다. 나는 고향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