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간에 독일 본에 있는 UBF 본부에서 한독 목회자들을 대상으로“위그노 세미나”를 진행하고 돌아왔다. 본의 중앙역에 넉넉한 시간 여유를 가지고 도 착했는데 내가 기다리던 기차가 없는 것이다. “도착 할 때는 분명히 이 역이었는데 무슨 일인가?”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을 붙들고 물었지만 그런 기차는 여기 없다는 대답만 반복될 뿐이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무작정 칼스루에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거기까지 가서 파리로 오는 기차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승차 후에 역무원에게 물으니 “당신이 역을 착각했네요. 이 기차는 본 중앙역이 아니라 본 지츠부르그 역이에요.” 그러고 자세히 살펴보니 같은 역이 아니었다. 대충 보고 당연히 그 역이라고 생각한 내 잘못이었다. 나는 섬세함에는 약하지만 위급한 상황 을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고 단호하게 해결해 나가는 일은 잘하는 편이다. 다행히 독일에서는 다른 기차를 타도 문제 삼지 않았다. 내가 산 표와 같은 
등급이거나 그 이하의 등급에 해당하는 기차일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시간을 잃었지만, 계획에 없던 풍경도 보고 조용히 책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정에 없던 하이델베르크와 슈투트가르트역을 지나면서 과거에 이 지역을 방문하고 집회를 인도하던 일들도 회상하는 기회도 얻었다. 칼스루에에서 목회하는 나의 오랜 친구 임재훈 목사를 만나서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기차를 놓치고 고생은 했지만, 그 덕에 얻은 것 도 많았다. 
 인생을 사노라면 길이 막히거나 길을 잃거나 기차를 놓치는 순간에 마주 설 때가 있다. 그럴 때도 당황하 지 않고 속상해하지 말고 차선의 길을 찾고 데비아시옹을 따라서 가는 여유가 필요하다. 하나를 잃지만 둘 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