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환율이 유로당 2000원을 넘어섰다. 이 정도면 유럽생활은 거의 절망적이 된다. 이런 상황은 전 세계적인 것이고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누구를 만나도 얼굴이 밝지 못하고 한숨과 탄식소리를 듣는다. 희망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오래전에 나왔던 쇼생크의 탈출이라는 영화가 있다. 참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은행간부였던 앤디 듀프레인은 바람난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지옥같은 감옥 쇼생크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곳은 절망의 담이 교도소의 담보다 더 높은 곳이었다. 처음에 작은 죄로 들어왔지만 그곳 생활을 하면서 형량은 차츰 늘어나게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날 그날을 견디며 살아간다. 그들에게 희망이라는 것은 낮선 손님에 불과했다. 그러나 앤디는 "희망는 좋은 것이야"라고 중얼거리듯 말한다. 앤디가 동료에게 부탁하여 작은 망치를 구입할 때 탈옥은 불가능하며,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비웃지만, 결국 앤디는 탈옥의 그날을 그리며 모든 일을 차근차근히 준비해 나간다. 결국 그는 그 지옥같은 쇼생크를 탈출했다. 매일 조금씩 벽을 뚫어 나갔고, 그 일을 20년 동안이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를 붙잡아 주었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것은 희망이었다. 그 실낫같은 희망이 두터운 절망의 벽을 뚫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환경이 아니라 마음에 찾아오는 절망이라는 손님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의 그림자를 내어 쫓고 희망을 붙들어야 한다.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주님은 희망의 하나님이시다. 역사의 위에 계실 뿐만 아니라 역사의 저편에서 희망을 한 아름 안고 우리가 사는 부조리한 현실속으로 찾아오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주님을 더욱 의지하고, 주님을 더욱 소망하며 오늘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