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에는 유럽 청년들의 신앙 운동을 30년간 주도했던 코스테 대표 한은선 목사님을 만났다. 우리 세 사람은 과거 코스테에서 한배를 탔던 관계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장 목사와 나는 코스테 사역을 그만 두었다. 그러고는 세월이 7년이나 흘렀다. 당연히 서먹할 수 있는 분위기였으나 우리의 만남은 순식간에 마음을 열었다. 위그노 이야기가 촉매제가 되었다. 모든 것이 과거보다 더 뜨겁게 회복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코스테와 유럽 위그노 연구원이 동역자가 되고 한은선 목사님도 우리 연구원의 후원 이사로 참여 하기로 했다. 귀한 동지를 얻은 셈이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안 창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베를린의 첫눈이 면서 나에게도 2022년 첫눈이었다. 베를린 시민들도 함박눈에 함박웃음으로 화답했다.
식당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왔다. 메트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해도 되는데 굳이 자신의 차로 움직이자고 했다. 거절하지 못하고 그의 차를 탔다. 한 목사님은 쉽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을 마다하고 길게 돌아서 움직였다.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다음주에 이어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