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시인은 잔인한 시대의 피해자다. 불합리하고 지긋지긋했던 우리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온 몸으로 그 아픔으로 겪어낸 불행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고 상황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고통을 글로 승화시켜 감동적인 시를 만들 어냈다. 이 땅의 고통을 하늘에 대한 열망으로 발전 시켰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여느 시인의 것과는 매우 다른 감동이 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 시인의 시는 마치 화가 반 고흐의 삶과 같다. 
(다음주에 이어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