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신학생 시절이었던 80년대 초에는 리포트나 문서를 작성할 때 원고지를 이용해서 손으로 직접 쓰거나 타자기를 사용했다. 군대를 제대한 후에는 전동타자기가 나왔고 1996년 파리로 올 때 원시적 노트북이 나와서 하나 구해서 가지고 왔다. 요즘은 누구나 개인 컴퓨터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이걸로 우리는 수만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문서 작성은 물론이고 게임, 영화, 검색, 문서 보내기, 컴퓨터 그래픽, 영상 만들어 올리기 등 안 되는 일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요즘 내장 하드에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문서를 보관할 수도 있다. 그게 모자라면 외장 하드를 추가하면 된다. 우리가 그 기능을 다루는 기술을 모두 익힌다면 노트북은 엄청난 역할을 하게 된다. 이거 하나만 들고 다니면 어디나 사무실이고 어디나 연구실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 놀라운 기능 중에서 극히 작은 부분만 사용한다. 문서 작성, 인터넷, 영상 보기 정도다. 우리가 노트북 사용의 기술과 능력을 배우고 익힌다면 지금보다 몇백 배의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거다.
컴퓨터라는 사물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그게 없다면 아무리 그 기능이 풍성하고 저장용량이 크다고 할지라도 무용지물이다. 둘 사이를 이어주는 인터페이스가 바로 자판과 마우스다. 자판은 우리가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거나 지우는 역할을 하고 마우스는 우리가 원하는 걸 자유롭게 선택하여 들어가는 기능을 한다. 이 두 개가 없다고 상상해 보라. 노트북은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판과 마우스를 사용하는 순간 노트북의 가치가 살아나고 사람은 그것을 통해서 놀라운 일들을 하게 된다. 사실 자판과 마우스는 매우 단순한 메커니즘에 불과하다. 자판으로 글자나 기호를 쳐서 넣고 마우스로 이것저것을 선택하고 눌러서 들어갈 뿐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나 다룰 수 있다. 어린아이들도 마우스를 다룬다. 노인들도 마찬가지다.
기도는 하나님과 성도를 이어주는 영적 인터페이스다.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