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지방 한인교회(슈투트가르트, 궤팅엔, 튀빙엔, 트로싱엔) 신앙사경회를 3일간 인도하기 위해서 새벽부터 서둘러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했다. 교회사용에 대한 프랑스교회와의 갈등과 주일 오전 예배와 중고등부. 청년부를 위한 교육관 공간을 찾는 문제로 온 마음을 쏟으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며 지난 3개월을 지냈는데, 이제는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어느 정도 방향이 보이고 급박하던 상황도 안정적으로 정리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평안한 마음으로 집회를 인도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아침 9시부터 공항에 마중 나온 김태준 목사님과 만나 그 동안 지냈던 목회와 인생 이야기를 하며 한 나절을 보냈다. 몇 년 전에 유럽 코스테 임원회를 마치고 먹었던 베트남 국수집에 가서 점심으로 똥끼누와를 한 그릇 했다. 우리는 어디를 가나 똥끼누와의 마약 같은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독일에서 먹는 똥끼누와가 서울보다는 맛있다고 하는데 파리 13구 보다는 못한 것 같다. 이제 40대 중반을 향해서 가는 후배 목사님의 머리에 난 흰 머리카락을 보면서 이국땅 나그네 생활의 고단함과 유럽목회 생활의 희로애락을 읽어 낼 수 있었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면서 내공도 쌓이고 인생도 영글어가고, 역사의 무게를 견뎌내는 저력도 길러지고 만들어 지는 것이겠지.
독일 남부지방 한인교회는 독일에 간호사로 오신 성도들을 중심으로 모이다가 1976년에 우리 선배이신 김종렬 목사님이 독일 교회의 요청으로 부임하여 목회를 시작함으로 설립된 교회이다. 지금은 독일 교회의 정식 회원교회가 되었고 독일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되 었다. 또한 독일교회 예배당과 교육관과 사무실을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함께 사용하고 있으 며 오히려 한인교회와 독일교회가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신앙생활 하는 것에 대해서 독일 교회 측에서 깊이 감사하는 상황이라니 지난 38년간의 사랑과 우정의 열매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세월 동안 두 교회가 함께 하면서 얼마나 많은 기도와 희생과 노력을 쏟았을까를 생각해 본다. 우리 파리선한교회와 프랑스 Saint Esprit 교회 간에도 이런 이해와 존중의 날이 속히 오기를 마음으로 간절히 간구 드린다.
집회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김 목사님의 사택에 잠시 들러 이 글을 쓰면서 오늘부터 진행 될 2박 3일간의 집회에 대해서 기도 드렸다.
-주님, 이국 생활에서 받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지친 마음을 회복시키는 집회 되게 하소서!
- 주님,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서 전할 때 성령님이 각 개인에게 주님이 직접 말씀 하소서!
- 주님, 굳은 마음은 녹여 주시고, 차가운 심령은 뜨겁게 하시고, 모진 성품은 부드럽고 둥글어지게 하소서!
- 주님, 이번 집회로 교회가 공동체성과 사명을 온전히 회복하게 하소서!
- 주님, 집회를 마치고 떠날 때 오직 주님의 말씀만 성도들의 가슴에 남게 하소서!
한 주일 보지 못하는 것인데도 나는 벌써 이번 주일에 우리 성도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 아쉬움을 담아서 독일남부지방 한인교회 성도들에게 더욱 힘써 주의 말씀을 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