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단장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 말고 오직 마음에 숨 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 앞에 값진 것이니 라” 벧전 3:3-4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문화와 예술 사조입니다. 미니멀은 잡다한 군더더기를 제거한 단순하고 깔끔한 상태를 말합니다. 요즘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을 추구한다는 소확행(小確幸), 삶에 필요한 최소한만 소유하려는 무소유 등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단순성은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영성이기도 합니다. 외적인 삶이 단순해야 내 적인 삶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외모를 꾸미는 일보다 마음에 숨은 속사람을 단장하라고 권면했습니다.
단순함의 목적은 본질 추구입니다. 모든 비본질적인 요소들을 제거해야만 본질이 드러납니다. 삶의 군더더기를 제거해야 인생의 순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용광로에서 불순물이 제거되어야 순금이 나오듯 말입니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도 단순했습니다. 그분은 누구보다 바쁘신 분 이었지만 오직 하나님 나라의 복음에 집중하셨습니다. 어린아이나 배우지 못한 사람도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쉽게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가르치셨습니다. 사실 진리는 복잡 하지 않습니다. 단순합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습니다. 설명이 길어진다는 건 진리로부터 멀 어진다는 증거입니다. 단순성(simplicity)은 하나님의 말씀과 신앙의 본질을 선명하게 드러내 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데 필요합니다. 이것저것 복잡하게 장식되어 있으면 진리와 신앙의 본질이 가려지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에도 방해가 됩니다.
단순성은 위그노와 개혁교회의 영성입니다. 그것은 목회자들의 복장에서부터 나타납니다. 가톨릭 사제들의 복장은 매우 화려하고 복잡합니다. 구약의 대제사장이 입는 옷과 같습니다. 하 지만 개혁교회 목사들의 복장은 법관들이 입는 법복과 비슷합니다. 검은색 가운에 하얀색 넥 타이가 전부입니다. 매우 단순합니다. 최근에는 목사 가운을 입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성례 를 집례할 때만 가끔 입습니다. 단순성을 추구하는 개신교 영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 니다. 예수님은 천상의 화려함을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단순한 삶을 사셨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는 사역자들은 우리 주님의 단순한 모습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최 대한 단순한 복장과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단순성은 개혁교회의 건축에서도 나타납니다. 가톨릭교회의 건축은 매우 화려합니다. 로마네 스크 양식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소박하지만, 그 이후에 나온 고딕 양식에서는 화려함이 절정 에 이릅니다. 천국이 지상에 내려와 있는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하지요. 파리의 노트르 담,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모습은 화려함의 극치입니다. 하나님께 아름다운 예배 당을 드리고, 그곳에서 예배하고자 하는 신앙심은 좋은 것이지만 그 자체가 형식화되는 것은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