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네
뭐 모른지도 모른
내 가슴에 대드는 계심이었네
몰라서 겪었네
어림없이 겪어보니
찢어지게 벅찬 힘의 누름이었네
벅차서 떨었네
떨다 생각하니
야릇한 지혜의 뚫음이었네
하도 야릇해 가만히 만졌네
만지다 꼭 쥐어보니
따뜻한 사랑의 뛰놂이었네
따뜻한 그 사랑에 안겼네
푹 안겼던 꿈 깨어 우러르니
영광 그득한 빛의 타오름이었네
그득 찬 빛에 녹아버렸네
텅 비인 빈탕에 맘대로 노니니
거룩한 아버지와 하나됨이었네
영광 그득한 빛의 타오름이었네
그득 찬 빛에 녹아버렸네
모르겠네 내 오히려 모를 일이네
벅참인지 그득 참인지 겉 빔인지 속 빔인지
나 모르는 내 얼 빠져든 계심이네
함석헌 (1901-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