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사이다
비추사이다
열린 돌문 안으로
가득 넘쳐드는 빛살
빛살의 소리
소리의 빛보라로 비추사이다.

죽어도 영영 죽지 않고
죽어서 다시 사는 법을 이르시며
보이신 이여.

내 떠도는 죽음의 골짜기에
한줄기 꽃바람으로든지,
지금도 역력한 우리 어머니 마지막 손길로든지
눈부셔 캄캄하더라도
속속들이 비추사이다
비추사이다.

사위거나 그림자지지 않을 그 빛살 속에서
스스로를 이겨내게 하소서
웃으며 버리는 법을 익히게 하소서
다시 사는 법 안에서
어제보다 오늘을
오늘보다 내일을
참으로 참으로만 살게 하소서
죽음의 고통을 넘어서서
빛으로 살게 하소서
빛살이게만 하소서.

최은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