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하나님은 쉬지 않고
나의 형상(形象)을 새로이 지으신다

이른 아침 뜰에 나서면
풀섶에 숨은 이슬
햇살이 꿰어 매듯
사랑을 엮어 주네
밤사이 진 감꽃들이
하얗게 웃음짓는다
못다한 결백(潔白)의 생명(生命)으로
내 형상(形象)을 짓는다

아, 밤사이
내가 무엇을 꿈꾸었나
어둠에 빠져 허위적이며
먼 데만을 향해
손짓을 하였구나

이 아침의 밝음을 두고
이슬의 총명(總明)과
감꽃의 결백(潔白)을 두고
나의 참 형상(形象)을 두고

박이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