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때가 되었다.
거두어 들이기에만 황황하던
그 심사 조금씩이라도 버리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잡을 때가 되었다.
실을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한데
내 미망의 눈에서 비늘을 걷어내고
오직 마음에만 와서
분명하게 자리잡는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를
확신할 때가 되었다.
간절한 바람만으로도
카메라 필름보다 더 확실한 영상을 맺는
그런 견고한 반석 하나
가질 때가 되었다.
권택명 시인